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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후기
Review

2025년 후기

나에게 2025년은 빨리 지나간 것 같기도 하고, 너무 길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이것저것 많이 한 것 같기도 하고, 하고 싶은 것들을 다 하지 못한 것 같기도 하다. 1년 동안 뭘 하고 지냈는지 돌이켜볼 겸 정리해봤다.

🎮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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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할 시간이 많지 않았던 것 같은데, 막상 되돌아 보니 꽤 다양한 게임을 했었다.
  • ≪메타포: 리판타지오≫: Xbox 게임패스 덕분에 해봤다. 게임패스 아니었으면 안 해봤을 것 같다. 턴제 전투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서 별로 기대하지는 않았는데, 생각한 것보다 훨씬 재미있게 했다. UI 디자인이나 자연스럽게 전략과 조합을 고민하게 만드는 설계같은 것들이 좋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게임이다. 페르소나 시리즈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할로우 나이트: 실크송≫: 기다리던 작품은 아니었지만 명성만큼 재미있는 게임이었다. 모든 면에서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충분히 재미있고 새롭게 느껴졌다. 게임할 때 길을 헤메는 편이라서 너무 힘들었다.
  • ≪갓 오브 워≫,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 2013년의 툼 레이더나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를 하던 재미와 비슷한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신화 배경이라서 컨셉도 취향에도 잘 맞았고, 무난하게 재미있게 했던 게임이다.
  • ≪Melvor Idle≫: 방치형 게임이라는 장르를 가챠 모바일 게임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런 오프라인 방치형 게임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적극적으로 게임을 하기에는 바쁜 사람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 ≪초탐정사건부 레인코드≫: 기대했던 것보다 실망스러웠다. 단간론파 시리즈를 해보고 나서 이런 추리 게임들에도 관심이 생겼다. 언젠가는 역전재판, 마법소녀의 마녀재판, 헌드레드 라인, 슈퍼 단간론파 2x2를 해볼 생각이다.
  •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모바일 가챠 게임을 하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작했다. 게임이 잘 만들어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략에 대한 고민, 반복적인 시간 투자, 유료 재화 구매가 골고루 필요한 게임이다. 그렇지만 셋 다 필요하다는 게 생각보다 피곤했고 중요한 픽업 가챠가 나오는 주기가 짧아서 결국 접었다…
  • ≪크루세이더 킹즈 3≫: 내 스팀 계정의 플레이 타임 1위 게임이다. 최근에 몽골, 동아시아 DLC가 출시되어서 다시 좀 해봤다. 새로운 시스템들이 추가되긴 했지만 내 취향이랑 너무 안 맞았다. 게다가 이 새로운 시스템들도 결국 비잔티움 제국 DLC의 재활용처럼 느껴졌다. DLC가 늘어나면서 점점 돈이나 군사력 밸런스도 무너진 것 같다. 충분히 많이 하기는 했지만 아쉬운 점들이 많다.
  • ≪Vampire Survivors≫: 정말 단순하게 재미있다. 그런데 인플레이션이 너무 심해지다 보니, 정신없게 재밌는 게 아니라 그냥 정신없는 수준이 됐다. 아직도 무료 DLC와 도전과제가 추가돼고 있어서 자꾸 깔아서 하고 있다.
  • ≪리그 오브 레전드≫: 내가 인생에서 가장 오래한 게임이고, 이 기록이 깨질 일은 아마 없을 것 같다. 최근에는 무작위 총력전 아수라장이 추가돼서 많이 했는데, 점점 별 생각 없이 하게 되는 것 같다. 전략적 팀 전투도 가끔씩 했다.
    • 제대로 집계가 됐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2504시간이라고 한다.
      제대로 집계가 됐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2504시간이라고 한다.
  • ≪Hades Ⅱ≫: 전작을 너무 재미있게 했어서 기다리던 작품이다. 웬만해서는 얼리 억세스 게임은 안 하려고 하는데, 이 게임은 못 참고 했다. 기대하던 만큼 재미있었고, 분량도 엄청 길다. 아직도 재미있게 하는 중이다.
  • ≪Deep Rock Galactic: Survivor≫: 이 게임도 얼리 억세스로 조금 했었다. 뱀서류 게임이지만 화면이 어지럽지는 않도록 밸런스를 조절한 것 같다. 반대로 말해서 조합이 완성됐을 때의 성취감도 적은 편이다. 가끔씩 시간 때우려고 하고 있다.
  • ≪태고의 달인 모두 함께 쿵딱쿵!≫: 북 컨트롤러가 아니라 그냥 플스 듀얼쇼크 패드로 했다. 어려움 난이도를 기준으로 순서대로 금관(풀콤보)을 목표로 하다가 별 5개 정도에서 한계를 느꼈다. 이걸 하고 나서 가끔 리듬 게임을 하려고 DJMAX RESPECT V를 샀다.
이렇게 정리해 보니 생각보다 다양하고 많은 게임을 했던 2025년이었다. 재미있는 게임들이 계속 나오고 있어서 기쁘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게임들도 너무 많아서 게임만 하기에도 바쁜 것 같다.
스팀에 이미 사둔 게임도 많고, 찜 목록에도 26개나 있다. 그리고 올해는 닌텐도 스위치 게임도 좀 해보고 싶다.

🎨 미술

오귀스트 르누아르, 복숭아
오귀스트 르누아르, 복숭아
서점에 갔다가 우연히 대중 교양책으로 전시되어 있는 ≪난처한 미술 이야기 1≫을 잠깐 읽어봤다. 이 책의 앞 부분에 나오는 주먹도끼와 관련된 내용이 재미있어서 이 시리즈를 읽기 시작했다. 책을 읽으면서 유명한 건축물이나 명화들을 접할 수 있었다.
내가 전혀 모르던 분야를 알게 되었다는 느낌이다. 난처한 미술 이야기 시리즈에 나오는 작품들은 대부분 그 시대를 대표하는 아주 유명한 작품들이지만, 내가 알고 있던 작품은 많지 않았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책에서 봤던 그림들이 영화나 게임에 자주 등장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별 생각 없이 보던 매체들에도 다양한 고전이 숨어있다는 사실이 재미있었다. 게임에서 이런 고전 미술의 흔적을 찾는 것도 이스터 에그를 찾는 것처럼 재미있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미술전에 가보기도 했다. 책에서 읽어 본 주제가 아니기도 해서 무언가 이해하면서 관람한 것은 아니었지만 새로운 경험이었다.
지금까지는 난처한 미술 이야기 시리즈를 위주로 관심이 가는 부분을 좀 더 찾아보는 정도였지만, 앞으로는 특정 주제나 인물에 집중해서 알아보려고 한다. 서점에서 책을 찾아보니 특정 작가에 대해서 아주 자세하게 설명된 책들이 많이 있었는데, 그런 책들을 읽어보려고 한다.
그리고 미술뿐만 아니라 음악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 뭘 하든지 노래를 자주 듣는데, 이런 음악들에도 고전이 숨어있을 지 궁금하다.

📕 독서

≪몬테크리스토 백작≫에 나오는 에드몽 당테스
≪몬테크리스토 백작≫에 나오는 에드몽 당테스
책은 거의 안 읽고 살았는데, 지금처럼 재밌게 읽을 수 있을 때 많이 읽자는 생각으로 다양하게 읽어보고 있다. 대부분을 논픽션만 읽었고 가끔 소설도 읽었다. 아마 평생 읽어온 책의 30% 정도는 2025년에 읽은 것 같다.
C++, C#, 코틀린 등 기술적인 책을 읽기도 했고, 난처한 미술 이야기 시리즈처럼 미술과 관련된 책을 읽기도 했다. 이런 책들 덕분에 다양한 방면으로 지식이 많이 쌓인 것 같다.
읽었던 소설 중에는 ≪몬테크리스토 백작≫과 ≪돈키호테≫가 기억에 남는다. 쓰이고 나서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지금 읽어도 재미있는 소설들이다. 글에 집중해서 장면을 상상할 수 있게 되는 순간 엄청나게 흥미진진해진다. 고전 명작을 검색했을 때 바로 나오는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영상이나 소리에 비해서는 너무 노력이 들어가고, 게임에 비해서는 심심하게 느껴진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기는 하지만, 책을 계속 읽고 싶을 정도로 빠질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책도 충분히 재미있는 매체인 것 같다.
책이 심심하다고 생각하기는 하지만 책을 읽는 시간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책을 읽다보면 어느 순간에 한참 동안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 이 집중하는 순간에 얻는 지식과 생각이 많은 것 같다. 유퀴즈에 나온 빌 게이츠가 독서만 하는 시간을 일부러 가진다고 이야기했는데, 비슷하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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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계속 JetBrains의 IntelliJ 기반 IDE용 GDShader 플러그인을 만들고 있다. 2024년까지만 해도 IntelliJ도, GDShader도 거의 내가 모르는 영역이었지만 여러 요인들로 여기까지 왔다.
먼저, Godot 엔진으로 게임 개발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유니티나 언리얼 엔진을 배워보려고도 했지만, 처음 접근하려는 입장에서는 엔진에 이해해야할 정보와 설정할 파라미터가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면에 Godot 엔진은 다른 상용 게임 엔진에 비해서 많은 기능을 지원하지는 않지만, 아주 깔끔하고 체계적인 설계로 만들어져 있어서 차근차근 이해하기에 좋다. 엔진의 특성을 익히는 데 많은 시간을 쓰지 않고도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엔진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Godot 엔진을 사용하려고 하니, 스크립트 언어로 C#을 사용하려고 했다. 그런데 Visual Studio for Mac이 지원을 종료하면서 새로운 IDE를 찾아봤는데, 대체제는 사실상 JetBrains의 Rider밖에 없었다. 막상 Rider를 사용해보니 내가 알던 모든 툴보다 훨씬 많은 기능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게임을 만들 때 셰이더 코딩도 연습하려는 또 하나의 목표가 있었다. Godot 엔진에는 GDShader라는 전용 셰이딩 언어가 있는데, 이 언어는 Rider에서 지원하지 않았고 적당한 플러그인도 없었다.
이런 배경으로 내가 직접 플러그인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만드는 중인데, 나와 비슷한 요구사항을 가진 사람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에 미완성으로나마 미리 배포하기 시작했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고, 극복하기 어려운 근본적인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이 된다. 그럼에도 충분히 사용할만한 가치가 있는 정도는 됐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뭔가를 만들어서 인터넷에 공개적으로 배포해본 경험은 처음이다. 개발이 진행된다는 체감, 다운로드 수나 리뷰같은 사람들의 반응이 동기부여가 된다.
이걸 만들면서 코틀린도 공부했는데, 내가 아는 프로그래밍 언어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든다. 언어 차원에서 다양한 기능을 지원하고, 객체지향이나 함수형 프로그래밍에서 자주 쓰이는 보일러플레이트 코드를 줄여주는 문법도 많다. 이 플러그인 개발은 자바가 아니면 코틀린으로 강제되지만, 앞으로 할 다른 프로젝트에도 최대한 코틀린을 활용하고 싶다.
그리고 이 글을 올리는 블로그도 많이 수정했다. 노션 연동이 되는 블로그를 찾다가 morethan-log라는 프로젝트를 찾아서 포크해서 사용하고 있었다. 타입스크립트는 알지만 웹 개발 프레임워크는 거의 몰라서 수정하기 어려웠는데, 최근에는 AI 에이전트들이 많이 나와서 적극적으로 활용해보고 있다.
지금은 챗봇으로는 구글 Gemini를 사용하고 있고, 코딩 에이전트로는 JetBrains Junie와 Github Copilot을 사용해봤다. 플러그인을 만들 때는 답변의 정확도도 떨어지고 코드 자체가 문법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았는데, 웹 개발은 거의 완벽한 수준으로 작성해줬다.
포크했던 원본 블로그에 비해서 겉으로 보이는 것과 내부 구현이 많이 바뀌었는데, 내가 직접 코드를 수정한 부분은 거의 없다. 자연어로도 이렇게 코드를 마음껏 수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대가 많이 바뀌었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훨씬 많은 발전이 있을텐데, AI 툴을 공부하는 시간을 별도로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도 활용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많이 있는 것 같다.
결국에 원래 목표였던 게임 개발은 거의 하지도 않았다. 플러그인 개발을 빨리 마무리 짓고, 이것저것 만들어보면서 경험을 많이 쌓아봐야겠다. 이런 막연한 목표도 실현시켜주는 것이 AI 시대의 장점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