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메타포: 리판타지오 후기

턴제 게임을 해보고 싶어서 찾아보다가, 마침 Xbox 게임 패스 목록을 찾아보니 이 게임이 있어서 해봤다. 전에 찾아보기로 이 게임에 대한 평가가 좋았어서 꽤 기대를 가지고 시작했다. 페르소나 시리즈는 3와 5를 잠깐 해본 적은 있지만 개인적인 취향에 잘 맞지는 않았던 기억이 있다.
우선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화려한 UI 디자인과 그래픽에 놀랐다. 대사가 나오는 창이나 메뉴 화면부터 간단한 설명 창까지 사소한 부분도 엄청 공들여서 만들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런 부분들이 다 게임의 몽환적인 분위기와 하나처럼 느껴져서 게임이 마치 그림책을 읽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 같다. 그래픽을 자세히 봤을 때, 그림자가 지는 부분에 일렁이는 특정한 무늬가 있었다. 이 효과 덕분에 게임의 3D 폴리곤 그래픽이 유채화처럼 느껴지기도 했고, 그림자가 진 부분의 재질에 따라서 다른 무늬를 넣어서 텍스처 없이도 재질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방식은 이 게임에서 처음 봤는데, 개인적으로 엄청 신기하고 마음에 들었다. 게임에 나오는 몬스터의 디자인은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그림에서 따온 것 같은데, 몬스터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그런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서 인상깊었다.
게임의 시스템은 이 게임만의 개성이 들어간 턴제 JRPG 방식이다. 프레스 아이콘으로 행동이 가능한 턴의 횟수를 나타내는데, 중간에 발생하는 스킬이나 기믹을 통해서 이 프레스 아이콘이 늘어나거나 줄어든다. 플레이어는 프레스 아이콘을 최대한 아끼면서 전투를 하게 되는데, 이때 가장 중요한 건 적과의 속성 상성이다. 적의 약점 속성을 공격하면 프레스 아이콘의 소모가 절반이 되고, 반대로 아군의 약점 속성이 공격당했을 때 적의 프레스 아이콘 소모도 절반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게임은 사전에 정보를 얻어서든, 전투를 여러번 시도해서든 적의 속성 상성을 파악해서 유리한 조합을 구성하도록 되어 있다. 그리고 이 상성 관계로 인한 차이가 매우 크기 때문에, 하드 난이도 기준으로 보스에 대비해서 유리한 상성으로 전략을 짜는게 거의 필수적이라고 느꼈다. 이런 전략에 대한 고민이 재밌기는 했지만, 게임의 분량이 꽤 길다 보니까 후반에는 피곤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피로감을 줄이기 위해서 만능 속성이라는 무상성 속성이 있기는 하지만, 만능 속성을 중심으로 팀을 구성하는 것 역시 전략을 짜는 것이기는 하다. 여러모로 장단점이 있는 조금 실험적인 시스템같다.
끝까지 해보지는 못했던 페르소나 3와 비교했을 때, 던전이 반복되는 형태가 아니라 각각의 개성이 살아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편의성이 많이 개선되어서 게임이 낡고 답답하다는 느낌은 거의 없는 것 같다. 메타포 역시 레벨을 올리기 위해서 반복 사냥을 해야 한다거나, 단순한 미로가 반복되는 등의 요소가 있기는 하지만 화려한 그래픽이 지루함을 줄여주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페르소나보다 메타포가 좀 더 중세 마법 판타지 느낌이라서 마음에 든다.
스토리에 대해서는 뭐라고 평가하기 어려웠다. 메타포만의 방대한 세계관 설정이 있고 그 세계가 정말로 있는 것처럼 설정이 구체적이다. 그리고 그 설정들이 처음과 끝에서 만나면서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라는 느낌을 주는 것이 좋았다. 그렇지만 세계관 설정이 너무 현실과 크게 다른 판타지라서 그런건지, 스토리에 몰입하기는 조금 어려웠다.
결론적으로 메타포: 리판타지오는 받고 있는 평가만큼, 내가 기대한기대한 만큼, 평가가 좋은 만큼 재밌고 대단한 게임이었다. 이런 JRPG가 취향에 안 맞는 사람이더라도 게임을 좋아한다면 메타포는 해볼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 다만 이 게임이 잠깐 해볼 수 있을 만큼의 분량은 아니긴 하다. 개인적으로는 게임의 재미를 떠나서 이 게임이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느껴지는 개성있는 그래픽과 분위기 때문에 기억에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