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동키콩 바난자 후기

닌텐도 스위치 2를 사면서 꼭 해봐야겠다 싶었던 게임이다. 동키콩 시리즈도 잘 모르고 사실상 전작인 슈퍼 마리오 오디세이도 안 해봤지만, 워낙 평가가 좋아서 기대를 가지고 시작했다.

이 게임의 핵심은 지형지물 파괴다. 복셀 시스템으로 구현했다는데, 마인크래프트처럼 정육면체로 이뤄진 세상을 상상했는데 실제로는 자연스러운 곡선들로 이뤄져있다는 게 신기했다. 지형을 부수고 거기서 나오는 금이나 보물 상자를 먹는 쾌감은 처음 해보는 사람에게 정말 정신없이 보상을 받는 느낌이 드는 연출이다. 다만 레벨 디자인을 위해 파괴할 수 없는 지형을 만들 수밖에 없어서, 결국 뼈대에 붙어있는 살만 파괴한다는 느낌을 받아 아쉬움이 있다. 자꾸 벽에 막히니 장애물을 시원하게 파괴하는 재미가 생각보다 많이 줄어드는 것 같다. 그리고 이 파괴 시스템은 컨트롤러 진동이 꼭 있어야 쾌감이 있었다. 진동 없이 플레이할 때는 훨씬 밋밋해진다는 게 확실히 체감됐다.
기술적으로 아쉬운 부분도 있다. 땅속으로 들어가게 되면 카메라 시점이 엄청 어지럽고 불편해지는데, 이런 상황을 다루기 위해 많은 기술들을 적용했다고 느끼면서도 완벽하게 해결되지는 않았다. 팝인 현상이나 프레임 드랍도 꽤 심한 편이다. 60프레임 게임처럼 보이지만 보스전 같은 중요한 순간에는 30프레임으로 플레이하게 된다. 아쉬운 점이면서도 지금의 기술력으로는 충분히 최적화가 잘 된 편이라고 생각하고, 워낙 연출이 좋아 아름다운 부분도 많다.
지형 파괴만이 이 게임의 전부는 아니다. 대부분의 닌텐도 게임처럼 다양한 퍼즐과 도전과제, 수집 요소들이 들어있고, 중간중간 가벼운 퍼즐들을 깨면서 리프레시가 된다. 바난자 변신이라는 능력도 있는데, 변신을 하면 일정 시간동안 강력한 액션이 추가된다. 능력이 너무 강력해서 많은 부분을 건너뛸 수 있게 돼버려 난이도가 낮아지기는 하지만, 좀 더 캐주얼하게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은 좋기도 하다. 엔딩 이후에는 이 능력들이 제한되는 어려운 스테이지들이 열리는데, 나한테는 딱 스릴있는 적당한 난이도여서 재밌게 했다.
오디세이 영상을 보니 동키콩 바난자와 대응되는 요소들이 바로 떠오를 정도로 겹치는 부분이 많았다. 오디세이를 안 해봤기 때문에 많은 것들이 새롭게 느껴졌는데, 해봤다면 아쉬울 수 있는 부분일 것 같다.

분량은 아주 많다. 본편의 모든 수집 요소를 다 모으는 데 45시간 정도 걸렸는데, 슬슬 끝나겠지 싶었던 시점이 사실은 진행도가 절반도 안 되는 상태였다. DL판 기준 8만원이지만 가격만큼의 가치는 충분히 한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에메랄드 러시도 사서 해볼 생각이다. 스위치 2를 사길 잘했다는 기분이 들 정도로 재미있게 했다. 닌텐도 특유의 깔끔하고 완성도 높은 서사, 그래픽, 사운드 등이 마음에 드는 게임이었다.
제작 비하인드로 읽어볼 만 한 글들이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