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이상한 수학책 후기

벤 올린의 『이상한 수학책』 시리즈의 첫 작품이다. 얼마 전에 『아주 이상한 수학책』을 너무 재밌게 읽어서 이 시리즈의 다른 책도 읽어야겠다는 생각에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특정한 수학 개념을 알려주기보다는 수학이 우리의 일상에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를 다루고 있다. 이야기의 주제를 기하학, 확률론, 통계학 등으로 나누어서 들려주는데, 아주 일상적인 소재인데다가 수학을 전혀 몰라도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줘서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것 같다.
내가 제일 재미있게 읽은 부분은 확률론을 다르는 부분과 통계학을 다루는 부분이었다. 먼저 확률론은 이야기의 소재 자체가 흥미로웠다. 예를 들면 사람들이 복권을 사는 이유에 대해서 다루는 내용이 재미있었다.
이 내용을 읽기 전에는 단순히 복권의 가격이 당첨금의 기댓값보다 높기 때문에 복권을 사는 것은 손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복권의 기댓값이 가격보다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따지고 보면 많은 복권이 당첨자가 없는 경우 당첨금을 이월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어느 시점에는 기댓값이 가격보다 높아지는 순간도 생긴다. 그렇지만 이런 복권이 있더라도 실제로 이득을 보기는 어렵다. 내가 최대한 많은 복권을 사도 당첨될 확률 자체가 너무 낮기 때문이다. 그래서 복권을 사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는 기댓값이 아니라 당첨 확률에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역설’이 생각이 나는 이야기였다.
통계학에 대해서는 궁금한 점이 많이 있었다. 현대 사회에서는 정치, 의료, 경제 등 다양한 영역에서 통계적인 분석이 중요한 도구로 사용되고 있는 것 같다. 많은 연구가 데이터에 대한 통계적인 해석을 근거로 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 해석이 올바른 지 증명할 수 있는 수학적인 방법은 없다. 그 데이터가 우연일 가능성을 나타내는 지표가 많이 사용되기는 하지만, 그 지표도 참고가 될 뿐이고 결국에는 이 해석을 받아들일 지는 믿음의 영역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는 주장이 잘못되었더라도 통계적으로는 타당한 근거를 만들어낼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통계가 사기 수법에만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현상을 통계적으로 보지 않는다면 너무 일부분에만 집중하는 게 될 수도 있고, 같은 현상을 통계적인 관점으로 보는 것도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 앞으로의 세상에는 사실처럼 보이는 잘못된 정보가 훨씬 더 많아질 텐데, 이걸 구별할 줄 아는 능력이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 덕분에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었다.
이런 흥미로운 내용들로 가득 차 있어서 재미있게 읽었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번역이다. 전체적인 퀄리티가 나쁘지는 않았던 것 같지만, Gaussian correlation inequality가 가우스 상관 불평등으로 번역된 걸 보고 조금 충격을 받았다. 수학책임에도 불구하고 수학 용어의 번역이 일반적인 표현이 사용되지 않은 것 같아서 조금 아쉽다.
수학을 교양 삼아서 배워보려는 용도로 이 책을 읽어 보는 것도 좋겠지만, 이 책은 그것을 넘어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 수학을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우리 일상의 많은 부분이 수학을 기반으로 흘러간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