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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처한 미술 이야기 6 후기

난처한 미술 이야기 6권이다. 이번 편은 15세기경 자본주의가 발달하고 있던 시기의 서유럽 미술을 다루고 있다. 앞서 5권에서는 이탈리아 지역에서 시작된 초기 르네상스를 봤는데, 중세와는 차원이 달라진 화려하고 디테일한 미술들을 볼 수 있었다. 과연 이번 6권에서는 얼마나 대단하고 멋있는 작품들이 나올 지 기대하면서 읽어갔다.
이번 6권에서는 플랑드르, 독일, 베네치아 지역의 미술을 다루고 있다. 앞부분에서는 이탈리아가 아니라 플랑드르, 독일처럼 알프스 이북의 지역에서 미술이 어떻게 발전해갔는지 다루고 있다.

플랑드르 미술을 다룰 때 가장 중심이 되는 인물은 브뤼헤에서 활동한 얀 반 에이크다. 붉은 터번을 쓰고 있는 남자의 초상화는 여기저기서 많이 본 그림이었는데, 이 초상화는 얀 반 에이크의 자상화로 추정된다고 한다. 그 외에도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 성 바보 대성당의 헨트 제대화처럼 평소에 못 본 그림도 많이 소개됐다. 책을 읽기 전에는 얀 반 에이크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 없었는데, 이 작가가 남긴 많은 그림들을 보니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Closer to Van Eyck라는 사이트에서 얀 반 에이크의 그림들을 초고화질로 볼 수 있는데, 가끔씩 들어가서 봐도 재미있었다.

그리고 독일 지역에 대해서는 알브레히트 뒤러를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 알브레히트 뒤러는 회화도 그렸지만 판화를 만들기로도 유명하다고 하는데, 책에 나온 막시밀리안 1세의 개선문 판화를 보고 이 정도 규모를 판화로 만들었다는 게 정말 신기할 정도였다. 혼자서 전체를 만든 것은 아니라고는 하지만, 미술에 사용하는 기술이 다양한 형태로 많이 발전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편에서는 회화를 중심으로 다루었기 때문에 앞선 시대보다 훨씬 직관적으로 감상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이 시대에 이미 그림을 보는 사람이 현실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사실적인 그림이 그려지고 있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이 시기의 미술은 회화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향으로 발전하기도 한 것 같다. 책에서 소개된 것만 해도 판화, 태피스트리, 건축, 베리공의 매우 호화로운 기도서의 삽화처럼 인상깊은 작품들이 많았다.
이 책의 저자는 이런 미술의 변화와 자본주의의 발전을 연결짓고 있다. 내가 이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기 때문에 뭔가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이렇게 많은 비용과 노동력이 들어가는 미술품을 제작할 수 있었던 건 자본의 발전 덕분도 있지 않을까 싶다. 또, 왕이나 교황처럼 신분이 매우 높은 사람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미술품을 의뢰하게 되면서 다양한 형태의 미술이 발전할 수 있었을 것 같다. 이번 편은 이런저런 보는 재미가 많았던 편이었다.